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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길'로 미세먼지를 흘려보낸다? -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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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미세먼지로 인해 뿌옇던 하늘이 모처럼 본래의 ‘하늘색’을 되찾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여러 산업 활동이 주춤한 까닭이다. 하지만 이는 한시적인 상황으로 근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지금도 다양한 분야에서 미세먼지 배출 저감 정책과 공기 정화 관리 논의를 계속하는 이유다.

최근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한 제재뿐만 아니라 그린 인프라를 조성하는 공간 중심의 대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독일, 중국, 홍콩, 미국 등 인구밀도가 높고, 고도화된 산업도시에서 국토·도시계획에 ‘바람길’을 반영하여 도시 내 미세먼지를 빠르게 순환시키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미세먼지 대응 정책에 대한 국민 만족도가 현저히 낮은 우리나라 역시 ‘바람길(Ventilation bahn)’ 조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한 제재뿐만 아니라 그린 인프라를 조성하는 공간 중심의 대책 마련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공기가 순환하는 길 ‘바람길’

바람길은 녹지와 물, 오픈 스페이스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산이나 바다의 신선한 공기가 도시로 흐를 수 있도록 하는 물리적 공간을 뜻한다. 주로 산업이 고도화된 도시, 특히 자동차와 공장에 의한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이 많은 도시의 개발계획 및 관리 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에 바람길을 도입한다.

바람길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사례(본지 보도 기사 링크)처럼 바람길은 기상조건에 따른 풍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형과 토지피복에 의해 발생하는 지역의 바람 순환 체계를 이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바람길은 의도적으로 공기가 순환하는 길을 조성하는 것.

바람길은 도시의 지구단위계획, 건축계획, 녹지계획 과정에 바람길 도입을 고려하여 반영한다.

숲이 대상지를 둘러싸는 형태로 배치하고, 도시 내부에는 녹지를 마련한다. 또 도시 중심으로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의 건물 간격과 층수를 제한하고, 그린인프라를 조성하는 등의 계획을 수립한다.

이렇게 조성된 바람길은 자연지역에서 생성된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가 도시 내로 유입됨으로써 도시의 환기와 미세먼지의 분산에 기여하게 된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그린인프라의 개념 Ⓒ국토연구원 이건원(2019)

국내 미세먼지 특성…초미세먼지 배출량 증가

현재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예보 및 현황은 PM10을 기준으로 한다. PM10은 지름 10㎛ 이하인 먼지를 뜻하며 거대 분진이라고 한다. 주로 미산 먼지, 비도로 이용, 생물성 연소 등에서 배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국토연구원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국토·환경계획 연계 방안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PM10 농도는 2000년대 초반에 연평균 기준(50㎍/㎥)을 초과하였으나 점차 대기질이 개선되어 2010년 이후 대기환경기준치(50㎍/㎥)를 만족한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PM2.5, 즉 지름 2.5㎛ 이하인 먼지를 뜻하는 초미세먼지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었다. 먼지 입자가 작으면 작을수록 사람의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국가측정망에서 초미세먼지 농도 측정을 시작하였는데, 현재 대기환경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특히 월평균 초미세먼지는 상대적으로 여름철(7월~9월)보다 겨울철(11월~3월)에,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수도권 인근 지역의 농도가 높은 것으로 측정된다. 아무래도 수도권이 에너지 산업 연소, 인구밀도, 교통량, 토지이용의 측면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상대적으로 여름철(7월~9월)보다 겨울철(11월~3월)에,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수도권 인근 지역의 농도가 높은 것으로 측정된다. Ⓒ국토연구원 박종순(2019)에서 캡처

차고 신선한 공기 생성 지역 보호 필요

국토연구원에 박종순 연구위원은 세종시를 대상으로 한 바람길 모의실험을 통해 대기 환경의 변화 양상, 일몰 후 찬 공기의 흐름, 지구단위 차원에서 건축물 배치와 미세먼지 농도와의 상관성 등을 조사했다. 실험은 CFD(Computational Fluid Dynamics) 모델을 이용한 미세먼지 유동 모의실험과 CTL(ConTroL experiment) 모델을 비교하여 활용했다.

결과를 정리하면, 비교적 지형이 평탄한 지역과 하천은 풍속이 강하여 공기의 순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신도시 건설로 대규모 공동주택이 밀집된 지역은 주풍의 방향과 풍속의 변화가 복잡하거나 왜곡된 형태로 나타났고 풍속 또한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몰 후 주변 산지에서 생산되는 차고 신선한 바람은 하천과 계곡, 도로를 따라 이동했으나, 블록 단위에서는 건축물의 고도 및 배치에 따라 바람장이 변하며, 미세먼지 농도와 상관성이 높았다.

세종시의 모의실험은 도시의 바람 환경은 지형 및 지세의 영향을 받으며, 블록 단위 차원에서는 건축물 배치 및 높이, 동간 간격은 미세먼지 농도와 상호연관성을 갖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바람길 계획에서 중요한 것은 차고 신선한 공기가 생성되는 지역을 보전하는 것이다. 찬 공기의 흐름은 신선한 공기를 도심으로 수송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세종시의 모의실험을 통해 밝혀진 공기 순환과 찬 공기 유입의 변수들은 향후 도시계획 수립 시 바람길 도입에 고려해야 할 시사점을 제시한다.

이제는 대기오염에 단일한 정책, 단일 분야의 방법만으로 해결하기에는 그 변수와 배출원이 너무도 많다. 도시계획과 환경계획을 연계하여 그린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현재 단절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다양한 층위로 연동하는 실천적·종합적 대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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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07, 2020 at 09:2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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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esponse to "'바람길'로 미세먼지를 흘려보낸다? -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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